1986년 말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 미션 (The Mission, 1986)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 습니다. 군사정권에 가톨릭교회가 탄압받는 때이다 보니 이 영화의 순수성은 더욱 크게 빛났습니다. 영화〈미션〉은 1750년 스페인과 포루투갈의 마드리드 조약을 배경으로 벌이진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유럽 강대국 사이에서 처절하게 짓밟혔던 남 미 원주민들의 수난을 그린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것을 배제하고 선교지역으로 떠난 예수회 회원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중 괴나리봇짐(개나리봇짐) 하나 메고 그 속에 조립식 오보에(oboe) 를 꺼내서 Gabriel's Oboe 연주하는 영화 주인공 가브리엘 신부(Jeremy Irons)의 모습은 주님을 전하는 선교사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했다고 느껴집니다.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선교사의 사명감은 모든 고난과 어려움을 주님의 힘으로 극 복하리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떠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죽음마저 받아들인다는 각오는 우리의 힘이 아닌 성령의 힘일 것입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참수된 '안토니오 다블뤼' 신부는 구노(Charles-Francois Gounod)와 동문수학한 동갑내기 친구로 구노가 자신이 따라잡을 수 없는 음악천재로 생각하면서 부러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구노는 음대로, 다블뤼는 신학교로 진학함으로써 둘은 해어지게 됩니다. 세월이 지나 구노는 다블뤼가 보고 싶어 연락을 했더니 다블뤼에게서 중국으로 선교를 갔다가 다시 조선 땅으로 선교를 간다는 편지를 받게 됩니다. 당시 조선은 죽음의 땅으로 불렸고 그는 조선 제5대 천주교 교구장이 되기도 합니다. 구노는 친구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하지만 '다블 뤼 신부 조선에서 순교'라고 하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는데 그를 참수한 장본인이 바로 흥선대원군 입니다. 안돈이(安敦伊 안토니오)라는 한국명으로 선교활동을 했고 충북 제천에 학교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구노는 정신없이 뒷동산으로 뛰어올라가 친구를 그리워하며 목놓아 울고 난 뒤 곡을 만드는데 바로 그것이 '구노의 아베마리아 (Ave Maria)'입니다.
영화와 현실 속에서 주님의 진정한 제자들은 넘어야하는 것들이 많이 존재하나 봅니다. 이러한 것들은 자신을 사랑하기보다 하느님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용기와 희망입니다. 더불어 자신에게 얽어 메여진 것들을 내려놓음으로서 많은 주님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이번 주 복음은 잘 말해줍니다.
주님을 뜻을 실현한다는 것은 자신의 것보다는 모두를 위한 길에 있습니다. 나를 위한 길은 반드시 이기적일 수 있으나 하느님을 위한 길은 모두를 위한 길입니다. 이 가르침의 실현은 우리의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또 이 길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상 즉, 자식, 남편, 아내, 재물, 명예 등의 것들에서 벗어날 때 실현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김대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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